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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소비!
공정무역 fair trade


공정 무역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비즈니스 구조와, 일명 ‘윤리적 소비’를 실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시대에 깨어있는 사람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최근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나눔에 동참하는 ‘착한 소비’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 행위의 일부가 나눔과 기부가 되고 기업은 매출 증대를 하는 1석 2조!
대표적인 착한 소비의 형태 중 하나인 ‘공정무역’ 생산자에게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국가 간 행위이다.

◼︎ 자판기에서 ‘1000원’으로 시작되는 공정무역 ‘소비’
공정무역의 시작은 1946년 메노나이트 교회가 푸에르토리코 노동자의 자수품을 거래하고,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 빈민구호단체 옥스팜(Oxfam)이 동유럽과 중국 난민들의 수공예품을 구매한 것이라 보고 있다. 초기에는 종교적 성향이 강했고, 거래 품목도 수공예품에 거의 한정돼 있었다. 공정무역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1960년대 시민운동이 일어나면서부터이다. 1980년대에는 각종 단체들이 연합하고 인증 라벨이 생기면서 대중들에게 확산됐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 널리 퍼졌고 2000년대에는 자본주의 폐단의 대항마로 여겨지며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직거래를 통해 아프리카, 남미 등 저개발국가의 생산자와 노동자에게 공정한 값을 지급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무역 방식은 선뜻 일반인들에게 다가오지 못한다. ‌경제선진국-개발도상국 간 불공정 무역으로 발생하는 부의 편중, 노동력 착취,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무역형태이자 사회운동인 ‘공정무역(fair trade)’ 솔직히 일반 사람들이 공정무역이란 소리를 들었을 때는 거리감이 멀게 느껴진다. 대표적인 교역품으로는 커피, 초콜릿, 홍차, 설탕, 면화(목화)의 5대 품목과 의류, 수공예품, 침구류, 화훼류, 목재, 인형도 교역되고 있지만 어디에서 이런 공정무역 음식이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지 잘 모른다. 이러한 단점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공정무역 제품을 서울 도서관 자판기에서 접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가 올 연말까지 서울 도서관(1층 후문 입구), 도봉구청(1층 세움 카페 옆), 중랑구청(1층 서문 입구) 3곳에 ‘공정무역으로 세계여행 자판기’를 첫 설치‧운영을 시작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쉽게 접하고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의 하나다.

자판기에는 커피, 초콜릿 등의 제품과 생산국의 정보 및 생산자들의 스토리가 담긴 가상의 보딩패스가 함께 들어있다. 또한 제품 원료가 어디서 왔고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하면 생산자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지에 대한 내용도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공정무역도시, 서울’ 선언문 발표 이후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데, 올해 6월에는 인구 1000만 명 이상 도시 중 세계 최초로 ‘공정무역도시’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으로 공정무역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일상 속에서 자주 먹고 마시는 제품을 통해 세계 각국을 여행해보고 ‘착한 소비’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서울시이다. 그리고 서울시처럼 공정무역도시 인증을 받은 인천시‌, 부천시를 비롯해 화성시‌, 시흥시, 성북구, 금천구 등의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공정무역도시와 마을이 되고자 함께 힘쓰고 있다.

◼︎ 공정무역 열기 ‘지자체’를 흔들다!
지난 60년간 북미, 유럽을 비롯해 북반구 국가들은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의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고 저개발국가 생산자와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공정무역 운동에 함께 해왔다. 그리고 2000년 4월, 18세기 노예무역으로 악명 높던 영국 랭커셔주의 작은 마을 가스탕(Garstang)의 후예들은 세계 최초의 공정무역 마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

공정무역 도시, 지자체, 마을 등 지역 주체의 규모에 따라 부르기 나름이지만, 통칭 “공정무역 마을 운동”이라 부르는데 공정무역 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5가지 목표가 있다.

•공정무역 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5가지 목표
1. 공정무역 단체와 지역주민들은 공정무역 마을의 지속과 발전을 위해 공정무역 운영위원회를 만든다.
2. 의회는 공정무역을 지원하고 공정무역 제품을 취급하겠다는 결의안을 제정한다.
3. 가게는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한다.
4. 학교, 교회, 공공기관, 회사는 공정무역을 ‌지지하고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한다.
5. 언론은 공정무역을 알리고 공정무역 관련 행사와 캠페인을 소개한다.


이처럼 북미,유럽과 동일하게 우리나라도 공정무역 마을(혹은 도시)이 되기 위해서는 대표적으로 위의 다섯 가지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지역 의회가 공정무역을 지지해야 하고 공정무역 상품을 주변에서 쉽게 살 수 있어야 한다. 종교단체나 학교 등 지역의 일터나 조직에서 소비됨과 동시에 미디어 홍보와 대중의 지지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 공정무역 위원회 그룹의 노력이 지속할 수 있게 전개되어야 한다. 서울시는 공정무역 지원 결의안 및 조례의결, 인구 2만 5000명당 공정무역 판매처 확보 지역 일터와 생활공간 내 공정무역 공동체 선언, 공정무역 캠페인·홍보·교육 시민참여, 공정무역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 국제공정무역마을위원회가 정한 5개 기준을 모두 충족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인증체로부터 공정무역 인증 도시로 선정됐다.

대한민국의 공정무역 역사는 20년도 채 안 된 짧은 역사다. 공정무역 인지도는 조금씩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내 공정무역 제품의 종류와 유통채널은 미미하다. 2002년 경부터 아름다운 커피, 두레생협, ICOOP 생협, 티모르. 행복한 나눔 등 다양한 공정무역 단체가 대한민국의 시민들에게 공정무역을 알리고 저개발국 생산자의 빈곤 퇴치를 위해 힘써왔다. 그러나 아직 대한민국의 공정무역이 가야할 길은 멀다. 전체 무역규모에서 공정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하면 한국이 세계수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침을 알 수 있다. 전체 무역규모에서 공정무역 비율은 0.03%,약 2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세계 전체 무역규모 27조 7410억 달러 중 공정무역은 약 92억 달러에 달한다. 전 세계의 공정무역 운동의 큰 불씨를 만들고 공정무역 운동의 규모를 확대시킨 공정무역 마을 운동이 이제 대한민국에서 탄력을 받으려 한다. 한국에는 현재 부천, 인천, 서울 등 세 개의 지자체가 해당되는데 최근 경기도도 참여했다. 경기도 주식회사는 공정무역의 일환으로 경기 로컬페어트레이드 운동을 시작했다.  그중 하나의 예가 로켈 페어트레이드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것이다. 베트남의 캐슈넛과 경기도의 콩이 만난 ‘캐슈두유’와 페루의 카카오와 경기도 생산의 오곡을 결합한 ‘오곡 크런치 초콜릿’을 출시했다. 친환경 제품이나 공정무역 상품 등을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윤리적 소비 트렌드에 맞추어 최근 한 과일가공 전문 브랜드는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유기농 설탕을 사용해 새로운 변화를 줬다. 유기농 국산 딸기와 공정무역 유기농 설탕만을 사용한 ‘유기농 딸기잼’을 리뉴얼 출시했다. 다양한 영역에서 공정무역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소모임과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정무역을 이해하고 공정무역 마을 운동도 활성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