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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 
‘식품안전’에 활용된다


금융을 넘어 유통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블록체인,
식품 안전분야에도 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블록체인기술은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 intelligence)으로 정의되는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기반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는 2025년까지 전 세계 GDP의 10%가 블록체인 기반기술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미 금융권을 중심으로 블록체인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금융을 넘어 물류, 유통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블록체인, 식품 안전분야에도 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 블록체인, 금융을 넘어 유통, 식품 이력 관리까지 

블록체인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기본 시스템으로서 컴퓨터 네트워크로 데이터 기록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를 비롯한 금융서비스에 관련된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다양한 영역에 접목하여 사용 가능하다. 유통 및 물류, 금융거래에 연결돼 있는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소비자에게 까지 필요한 정보를 높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때문에 기업들은 블록체인을 공급망관리(SCM), 유통망관리, 물류 관리 등에 확대 적용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유통 관리 기술을 기반으로 식품 안전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식품을 생산하고 유통, 공급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저마다 각기 다른 포맷으로 식품의 이력을 관리하고 있어 혹시라도 특정 식품에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경우 어느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추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이 적용될 경우 식품의 유통 정보가 분산화 된 장부를 통해 동일하게 공유되면서, 해당 밸류 체인에 속해있는 담당자가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설사 식품의 안전상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더라도 정확히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추적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미 글로벌 IT기업 IBM이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공급망 관리시스템을 적용한 식품업체들이 상당수 있다. 미국의 소매 유통 체인업체 월마트, 네슬레, 유니레버, 크로거, 돌 등이 IBM의 블록체인 유통 이력 시스템을 적용하여 식탁 위 안전을 지키고 있다. 

※ 출처 삼정 KPMG 경제연구원(2016), 블록체인이 가져올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 금융을 넘어 전 산업으로

실제로 중국 월마트와 IBM은 돼지고기의 이력을 추적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중국은 오염된 돼지고기 심지어 파라핀을 넣은 가짜 돼지고기로 인한 피해가 컸기 때문에 어디서 키워지고, 어떻게 도축돼 어떤 경로로 매장에 들어왔는지 추적하는 실험을 한 것이다. 이때 각 단계마다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활용됐다. 축산업자는 도축 전에 사육환경과 방식을 가축의 센서에 입력하고 블록체인으로 공유한다. 이후 가공·포장업체는 가공 정보를, 저장업체는 보관정보를 박스의 센서에 입력한다. 또 운송과정에서는 센서가 온도와 충격 등을 감지해 블록체인에 입력한다. 돼지고기가 마트에 도착하면 마트는 포장지 센서에 판매 환경 등의 데이터를 입력한다. 최종 소비자는 QR코드를 통해 축산농가에서 마트까지 전 과정을 확인하게 된다. 월마트는 기존에는 돼지고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백 명의 조사관이 2주 정도 조사를 해야 이력을 추적할 수 있었는데, 블록체인 실험 결과 단 몇 분만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의 최대 소매점인 프랑스 까르푸는 닭의 생산을 추적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미 활용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벌꿀, 달걀, 치즈, 우유, 오렌지, 토마토, 연어, 햄버거 품목에 블록체인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 국내 식품안전분야 첫 적용...먹거리 불안 해소 

미국 월마트, 프랑스 까르푸와 같은 식품유통업체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식품안전분야에 접목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유통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국내 처음으로 삼성SDS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유통이력 관리시스템을 수산물 가공업체 '삼진어묵'에 시범 적용했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제품 포장지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어묵의 원산지, 제조사, 제조일, 유통기한, 판매점 등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어묵 같은 신선식품의 경우 특히 원산지, 생산일, 유통기한 등 식품 안전을 위한 정보가 중요한데, 블록체인 특성상 정보가 중간에 위변조될 위험이 없어 정보의 신뢰성이 높아지고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는 것이다.


정부도 블록체인 시범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먹거리 이력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의 장점과 활용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6개 시범사업 추진하는데, 농식품부의 '믿을 수 있는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을 포함시켰다. 우리나라는소의 출생부터 사육, 도축, 가공, 판매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의 이력정보를 관리해 대국민 공개하고 있으나 이행주체의 신고 내용에 의존하고 있어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실시간 확인이 어려웠다. 이에 정부는 사물인터넷(IoT) 센서로부터 이력정보를 실시간 수집하여 블록체인으로 연계하는 '블록체인 기반 축산물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이력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검증하는 체계를 갖춰 소비자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각종 유통관련 서류에 대한 관리부담을 경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수입 또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품이 소비자한테 갈 때까지 모든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담아서 소비자가 마지막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신뢰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블록체인 기술은 이미 금융을 넘어 물류, 유통으로 영역을 넓히며 실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더 많은 연구개발과 시스템 구현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 삶을 더 투명하고, 편리하게 바꿔줄 뿐 아니라 먹거리 불안까지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