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년 전 터진 살충제 달걀 사태가 그 화두였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서 던진 유전자 조작 돼지가 불씨를 던졌기 때문이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시대!
테이블 위의 건강한 식품을 위해 ‘공장형 축산’으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적폐와 문제점은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 과유불급, 터질게 터졌다!
그리고 삶은 더 나아져서 21세기, 지금은 ‘친환경란’, ‘무항생제 인증란’, 왕란, 특란,대란 등 이름도 빛깔도 저마다 다양한 계란의 세상이다. 그러나 그 흔하디흔한 계란은 1년 여전, 닭에는 사용할 수 없는 살충제 ‘피프로닐’이 국산 달걀에서 검출되면서, 그 여파로 불과 하룻밤 사이에 우리의 곁에서 자취를 감춰버렸었다. 닭 한 마리당 A4용지 크기도 안 된다는 빽빽한 철장과 기존 살충제는 내성이 생겨 더 독한 살충제로 버텨야 하는 참혹한 양계장의 풍경. 이른바 ‘공장형 축산’의 문제! 사람들은 계란이 어떻게 생산되고 있는지를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탐욕의 대량생산과 값싼 소비를 위해서 그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외면해 온 대가는 결국, 부메랑처럼 터질게 터져 달걀을 팔고 사는 사람도 없어져 버린, 현실이 되어 돌아왔다.
정부는 2012년 산란계를 대상으로 동물복지 인증제도를 처음 시행했다. 지금은 돼지, 육계, 한우·육우·젖소, 오리까지 인증 대상 가축이 늘어났고, 이른바 ‘동물복지 축산 농장’은 2017년 현재 전국 132곳에 있다. 문제는 동물복지 산란계 농장 비율이 아직 너무 적다는 것. 2017년 3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국의 산란계 농장(3천 마리 이상 사육)은 869곳, 516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이 중 동물복지 산란계 농장은 92곳, 117만 마리에 불과한 전체의 2.5%가량이다. 이뿐 아니다. 또 다른 영화에서도 공장형 축산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구제역은 소, 돼지 등 발굽 동물이 걸리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치사율이 5~55%에 이른다. 질병 자체가 전염성이 높기도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구제역이 더 큰 문제가 된 건 공장식 축산 때문이다. 공장식 축산이 계속되는 한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며 나타날 것이다. 풀 먹는 소에게 곡물 사료가 주어지는데, 그것도 유전자조작 사료이다. 병 걸리면 매장하고, 똑같은 축사에서 또 사육하고, 병 걸리면 다시 파묻는 악순환. 게다가 살처분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과 보상 비용은 모두 국민의 혈세다.
출처 동물은 생명이다 살림 58호
# 착한 윤리를 고집하는 소비자, 건강한 테이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동물복지와 환경을 고려한 윤리적 소비, 이른바 ‘착한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나쁜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손해 보지 않고 안전한 것을 사는 권리를 누리는 소비자들의 의식이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행복과 직결된 건강한 테이블을 위해서 필요한 ‘착한 윤리’ 무엇이 있는지 알아봤다.
•첫째, 생산자들의 윤리
농축수산업자가 경제성을 높이려고 농약과 비료를 과다 사용하고 항생제를 남용하면 이번과 같은 계란 살충제 파동을 또 격게 되어 고스란히 피해를 안게 되는 것은 농축수산업자 일 것이다.
•둘째, 음식 제조업자의 윤리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좋은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쓰레기 투입은 쓰레기 생산’이 되는 개념을 잊으면 안 된다.
• 셋째, 소비자 윤리
소비자는 고품질에 낮은 가격을 동시에 요구하는 모순된 경향이 있다. 싼 게 비지떡이다 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또한 소비자는 생산자의 윤리 의식이 미흡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를 고발해야 한다. 공정무역 식품 구매, 로컬 푸드 구매, 유기농 식품 구매 등의 윤리적 소비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이러한 ‘착한 윤리’가 결국엔 다시 건강한 테이블 위 식단으로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다.